[Vol.11] 페이스북이 메타로 간 이유는?

 In KISA Report

페이스북이 메타로 간 이유는?

한상기 (stevehan@techfrontier.kr)

테크프론티어 대표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꾼다는 발표는 최근 10년 동안 대형 기업의 리브랜딩 중 가장 큰 뉴스인 것 같다.(1) 엄밀하게는 메타 플랫폼즈로 바꾸고 주식 종목 코드는 12월 1일부터 MVRS로 바꿀 예정이다. 종목 코드를 쉽게 META로 하지 못한 이유는 이미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가 메타라는 지난 6월부터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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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페이스북의 새로운 사명과 로고

2015년 8월에 구글이 새로운 ‘알파벳’이란 홀딩 컴퍼니를 만들어 각 브랜드와 회사를 모아서 하나의 구조 아래 두도록 변화를 꾀한 이후 대형 IT 기업의 사명 변경으로는 가장 큰 사건이다.(2) 사실 알파벳과 구글은 구조 변화였고,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 변경이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부 언론에서는 최근에 불거진 내부 고발과 사회 이슈들, 미 행정부와 의회의 달갑지 않은 시각, 유럽연합에서의 다양한 소송 등으로 얻어진 나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오던데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정도 문제는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으로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커버그는 생각할 것이다.

저커버그가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가상 환경이면서, 이제 그냥 쳐다보는 인터넷이 아닌 그 안으로 들어가는 체화된 인터넷’이라고 그 개념을 설명한다. 또한 이는 모바일 인터넷의 계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모바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메타버스를 어느 정지된 곳이 아니라 움직이거나 이동하면서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는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본다.

이번 발표를 전후해서 회사가 선언하거나 발표한 여러 자료를 보면 저커버그가 얼마나 메타버스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몇 가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일이다.

  • 2021년에만 메타버스 분야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3) 이후 몇 년 동안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 현재 메타버스 연구의 주축인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서 AR/VR 관련 연구 인력이 1만 명인데 앞으로 5년 동안 유럽에서 1만 명을 더 고용한다.(이 자세는 유럽 연합에 대한 의도적인 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4)
  • CTO를 마이크 슈로퍼에서 리얼리티 랩을 총괄하는 앤드류 보즈워스로 교체한다.
  • 오큘러스에 혼합 현실 기능을 추가한다. 이름도 메타퀘스트로 바꾼다.
  • 호라이즌 플랫폼을 강화해 호라이즌 월드, 홈, 워크룸스 등 다양한 베뉴와 공간으로 확대한다.
  • 가상 현실 스타트업을 매우 적극적으로 인수 합병하고 있다.(5)
  • 몰입형 학습 분야에 1억 5천만 달러를 투입해 많은 크리에이터를 양성한다.
  • 메타버스의 신뢰성과 사회 문제를 연구하기 위한 기초 연구 자금 5천만 달러를 지원한다.

이 정도면 진짜 회사를 완전히 바꾸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충분히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끊임없이 가상세계의 미래는 소셜이라고 오큘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주장했고 소셜미디어의 미래가 소셜 VR에 있다고 했기 때문에 갑자기 회사의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라 10대부터 그가 가졌던 꿈을 이루고자 한 것이다.(6) 지금 이 시점에서 이제 회사가 본격적인 메타버스를 지향하고 구현하겠다고 선언해도 될 정도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의 성숙도가 보인다는 저커버그의 판단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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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16년 바르셀로나 MWC에서 삼성 발표장에 등장하는 저커버그의 모습

물론 차세대 디지털 프론티어이며 서로 다른 디지털 세상을 통합한다는 메타버스로 초점을 바꾸면서 이를 통해 지금 대면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의 논쟁 거리, 즉 혐오 발언이나 가짜 정보의 확산에 활용되는 문제에서 거리를 둘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저커버그가 어린 시절부터 생각해 온 꿈을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의미 외에도 페이스북이 이런 방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럿 존재한다.

먼저 설립된 지 17년 된 회사이고 여러 가지 앱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을 연결한다’라는 말로 회사의 미래를 얘기할 수는 없다. 회사의 연간 매출이 860억 달러에 달하고 글로벌하게 35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 서비스이지만 앞으로의 성장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Z 세대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라는 관점에서 인스타그램을 제외하면 페이스북은 몇 단계 아래에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17년 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사랑하는 세대는 이미 중장년이 되었고, 아이들에게 페이스북은 이미 삼촌과 이모들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틱톡과 스냅챗이 자기 세대를 대표하는 서비스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가장 광고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서비스의 노화가 당장 매출에 영향을 급격히 주지는 않지만 광고 매출이 둔화되고 있고, 인스타그램 조차 틴에이저나 20대에서 관심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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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이름 : Adobe ImageReady
[그림 3] 미국 Z 세대가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비중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를 지향하는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제페토는 다시 10대와 20대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메타가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것이다. 3억 5천만 명이 사용하는 포트나이트 사용자의 62.7%는 18세-24세이며, 25세-34세도 22.5%이다. 다시 말해 85%가 34세 이하이다. 하루 액티브 사용자가 4,320만 명이라는 로블록스의 경우도 16세 이하가 전체 67%를 차지하며 17세에서 24세가 16%이며 25세 이상은 14%에 불과하다. 다음 세대는 이미 페이스북의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저커버그가 이번에 메타로 바꾼 두 번째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큰 투자가 지속할 수 있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얻어 내고 주식 시장에서 이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구글이 알파벳을 만들고 이를 통해 여러 문샷 프로젝트를 론칭 했지만 아직 대단한 결과를 보이지 못했음에도 그 구조를 통해 단지 구글이었을 때보다 1조 5천억 달러 가치가 더 늘어났다는 점을 들어 이번 페이스북의 개명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8)

세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 나는 이 이유가 제일 큰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저커버그는 더 이상 구글이나 애플이 만들어 놓은 플랫폼 위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지 않고자 한다. 자기가 만들어 내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세상을 제어하고 운영을 주도하고 싶어한다. 마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 같은 운영체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저커버그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이 애플이나 구글의 정책 변화에 따라 회사의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올해 뚜렷이 보여줬다. 지난 4월 애플이 사용자 데이터 추적을 허용할 것인지 아닌 지를 사용자에게 맡긴다는 정책 발표 이후, 페이스북과 스냅의 매출 성과는 기대보다 떨어졌으며, 그 원인을 모두 애플 정책 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9) 저커버그의 입장에서는 남에게 의존하는 비즈니스보다는 자체의 능력으로 시장을 끌고 가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저커버그는 이미 2015년 내부 문서에서 다음 플랫폼의 전략적 위치는 메이러 플랫폼이면서 핵심 앱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10)

메타버스야 말로 애플과 구글에서 메타가 더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디지털 영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안에서 디지털 물건을 팔게 하면 더 이상 구글이나 애플에게 30%를 지불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점은 페이스북이 최근에 받은 비판과 비난으로 인해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앞으로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다. 새로운 비전과 미래에 대한 꿈을 통해 과거의 회사가 아니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냄으로써 더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고 기존 인력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인력이 등을 돌리는 기업은 더 이상 실리콘 밸리에서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이름을 바꾼 것은 단지 마케팅이나 전술 변화 또는 위기 대응을 위한 얕은 수는 절대로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미래 인터넷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동기일 것이고, 거기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붇는 것은 당연한 행보일 것이다.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17년이나 된 회사가 이런 도전을 다시 하겠다는 것에 대해 충분한 지지를 보낼 수 있다. 국내 포털 기업이 세상을 이렇게 변화시키겠다고 도전을 외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IS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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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acebook news, “Introducing Meta: A Social Technology Company,” Oct 28, 2021.
2. Harvard Business Review, “Why Google Became Alphabet,” Aug 11, 2015
3. The Verge, “Facebook is spending at least $10 billion this year on its metaverse division,” Oct 25, 2021
4. CNN, “Facebook to hire 10,000 people in EU to build the ‘metaverse’,” Oct 18, 2021
5. The Verge, “Is Facebook cornering the VR market?” Jun 16, 2021
6. PCWorld, “Mark Zuckerberg says VR is the future of Facebook,” Feb 21, 2016
7. The New York Times, “Facebook Is Weaker Than We Knew,” Oct 4, 2021
8. New York Times, “Could a New Name Help Facebook After All?” Nov 10, 2021
9. The Wall Street Journal, “Facebook Posts Slower Sales Growth With Apple Privacy Policy,” Oct 25, 2021
10. Scribd, “2015 06 22 Marks Vision,” Jun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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